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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5

기억의 과잉, 역사의 과소, 아디오스 프루스트: 프루스트적 시간론에 대한 비판적 시좌 (인용은 진보평론 82호에서 하셔요-) (전시 (8.9-8.13)에 선게재된 글.) 정치경제학 연구회 프닉스(pnyx)에서 발표한 버전으로 pdf를 수정했습니다.) 기억의 과잉, 역사의 과소, 아디오스 프루스트: 프루스트적 시간론에 대한 비판적 시좌 정강산 “우리는 기억 속에서 무엇이건 다 찾아내게 마련이다. 기억은 일종의 약국, 화학 실험실 같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어떤 때는 위험한 독약이 잡힌다.” [각주:1]1) 1. 들어가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의 자전적 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소설의 화자 마르셀이 불현듯 찾아온 과거를 대면하게 되는 다음과 같은 구절은, 냄새를 통해 과거가 효과적이고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현상을 가리켜 ‘프루스트 효과(Pro.. 2018. 8. 30.
(미완)번역: 아도르노와 블로흐의 대담_<Something’s Missing>(1964) Theodor Adorno and Ernst Bloch무언가 빠져있다(원제: Something’s Missing)//1964 번역: 정강산 호르스트 크루거(모더레이터): 블로흐 씨, 당신은 ‘유토피아’라는 용어의 쇠락이 기술적(technological)세계의 완성과 관련되어있다고 보십니까? 에른스트 블로흐: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일단 그것은 기술적 세계의 완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기술적 완성은 누군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완벽하거나 놀랄만하진 않습니다. 그것은 오직 매우 선별된 꿈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나는 것에 대한 매우 오래된 희망(wish)을 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올바르게 상기한다면, 리차드 데멀(Richard Dehmel)은 이와 관련된 시를 썼는데, 여기서 그는 ‘.. 2018. 5. 31.
부정을 위해 객체를 파악하기: 유토피아의 이론가로서의 아도르노 Kasimir malevich, suprematismo dinamico(1915)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 이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수많은 이들이 앞 다퉈 근대성을 비판하며 헤겔을 죽은 개 취급했다. 그의 철학은 단선적인 역사 진보에 대한 목적론적 관념론으로 낙인이 찍혔으며, 폭력적인 이원론적 변증법을 통해 차이를 말살하는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여겨졌고, 근대의 과정을 비극적인 재앙으로 점철시킨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헤겔을 돌파했다고 설레발을 치는 갖은 담론적 흐름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음을, 혹은 없어져야 함을 역설하는 여러 논의들을 마주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허나 적어도 개념을 통해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고자 .. 2017. 6. 23.
󰡔사회, 총체성, 그리고 역사Society, totality, and history󰡕 Rene Magritte ,In Praise of Dialectics(1937) Ross Wolfe[번역: 정강산] 변증법은 직접적인 정의를 피한다. 당연하게도, 변증법이 무엇이 아닌지를 말하는 것이,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쉽다. 라살레Ferdinand Lassalle에 대적하여, 마르크스는 엥겔스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헤겔은 결코 수많은 구체적인 경우들을 일반 원리 아래 포함하는 것을 변증법이라고 서술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으며, 따라서 “(라살레의:역주)그 변증법적 방법은 잘못 적용되었다”1고 결론지었다. 블라디미르 레닌 역시 마찬가지로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의 설립자인 게오르기 플레하노프Georgii Plekhanov가 변증법을 “사례들의 총합”으로서 다룸으로써 오류에 빠졌다고 지적했으며,.. 2017.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