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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5

게오르그 루카치,“정통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역사와 계급의식>, 박정호, 조만영 역, 거름, 1986. 게오르그 루카치,“정통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 박정호, 조만영 역, 거름, 1986. 정강산 우선 제목의 단순함과 명확함에 비해, 이 텍스트에는 상당히 높은 문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이 작업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헤겔을 비롯한 독일 관념론 전통을 알아야 하고, 마르크스를 알아야 한다. 예컨대 ‘비판적 방법’이라는 말로 루카치가 의미하는 것은 칸트주의적 경향의 독일 관념론을 염두에 둔 것이며, ‘개념신화학’이라는 말로 염두에 둔 것은 개념을 신비화하는 헤겔의 관념론적 체계이다. 또한 ‘변증법’과 ‘총체성’, ‘구체성’, ‘현실성’ 등의 개념은 직접적으로 헤겔 내지 마르크스의 체계 언저리에 있는 어떤 지평을 겨냥하고 있기에, 이들에 관련된 논의에 선행된 이해가 없이는.. 2021. 2. 22.
사라지지 않는 지표로서의 생산양식: 동시대 예술의 작업 경향의 조건에 관하여 (인용은 진보평론 84호에서 하셔요-) 사라지지 않는 지표로서의 생산양식: 동시대 예술의 작업 경향의 조건에 관하여 정강산 “전체는 부분과 같지 않다(...)” Aristotle, Posterior Analytics, Translated by H. Tredennick, E. S. Forster, Harvard University Press, 1960. p.634. “(...)특수한 이익은 전체의 보존으로 연결된다.” 헤겔, 󰡔법철학󰡕, 임석진 역, 한길사, 2008, p.524. “(...)모든 미적 정립에서 문제되는 존재는 언제나 인간 세계이다.” 게오르그 루카치, 󰡔미학 3󰡕, 임홍배 역, 미술문화, 2002, p.49. “나는 정신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화폐는 만물의 현실적인 정신이다. 그렇다면.. 2019. 12. 16.
기억의 과잉, 역사의 과소, 아디오스 프루스트: 프루스트적 시간론에 대한 비판적 시좌 (인용은 진보평론 82호에서 하셔요-) (전시 (8.9-8.13)에 선게재된 글.) 정치경제학 연구회 프닉스(pnyx)에서 발표한 버전으로 pdf를 수정했습니다.) 기억의 과잉, 역사의 과소, 아디오스 프루스트: 프루스트적 시간론에 대한 비판적 시좌 정강산 “우리는 기억 속에서 무엇이건 다 찾아내게 마련이다. 기억은 일종의 약국, 화학 실험실 같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어떤 때는 위험한 독약이 잡힌다.” [각주:1]1) 1. 들어가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의 자전적 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소설의 화자 마르셀이 불현듯 찾아온 과거를 대면하게 되는 다음과 같은 구절은, 냄새를 통해 과거가 효과적이고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현상을 가리켜 ‘프루스트 효과(Pro.. 2018. 8. 30.
부정을 위해 객체를 파악하기: 유토피아의 이론가로서의 아도르노 Kasimir malevich, suprematismo dinamico(1915)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 이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수많은 이들이 앞 다퉈 근대성을 비판하며 헤겔을 죽은 개 취급했다. 그의 철학은 단선적인 역사 진보에 대한 목적론적 관념론으로 낙인이 찍혔으며, 폭력적인 이원론적 변증법을 통해 차이를 말살하는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여겨졌고, 근대의 과정을 비극적인 재앙으로 점철시킨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헤겔을 돌파했다고 설레발을 치는 갖은 담론적 흐름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음을, 혹은 없어져야 함을 역설하는 여러 논의들을 마주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허나 적어도 개념을 통해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고자 .. 2017.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