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tes

아버지

by 정강산 2017. 4. 1.

3월 1일


아빠가 아침에 강제 기상시켜서 빌어먹을 등산을 하고 왔다. 애초 조건은 '약수터까지만' 갔다가 12시까지 하산하는 것이었는데 막상 약수터에 도착하니 아빠는 12시까지 내려가기엔 시간이 남았다며 말을 바꾸고 산능선까지 더 올라가자고 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어찌하다보니 결국 약속한 지점보다 훨씬 더 올라가게 되었다.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올라가는 길에 일침을 꽂았다. "아빠는 이렇게 말을 바꾸고 사람 뒷통수를 치면 정권 못주겠다"
그랬더니 아빠가 "뒷통수 쳐야 정권잡는다"고 한다. 
??
하산하는 길에 정말 귀찮고 힘들고 아침부터 산에 있다는게 억울해서 또 일침을 날렸다. "어차피 내려올거 왜 올라왔는데? 너무 비생산적이다"
그러니까 아빠가 "그러면 왜 사는데? 어차피 죽을건데. 안 깨웠으면 지금까지 뒹굴이하고 있을거 아니가? 무슨 룸팬도 아니고"라며 나를 관광버스에 태운다.
??? 이리 사는것도 삶인가?

'No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망록  (0) 2017.04.01
<삐딱하게 보기>에 관한 메모  (0) 2017.04.01
청혼문화와 드레비스  (0) 2017.04.01
마르크스주의 자체의 어떤 긴장  (0) 2017.04.01
알튀세르와 제임슨  (0) 2017.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