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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작업 구상에 대한 메모들

by 정강산 2018. 5. 31.


공적 발화를 다루는 작업 구상



나열 가능한 공적 장소:

1. 광장 2. 관공서 3. (역설적이게도)쇼핑몰 4. 국립공원 5. 국립묘지 6. 도로 7. 인터넷 8. SNS

 

각 장소의 특성:

1. 광장:

a.정치적 지표로서의 장소 b.시민성의 양상이 현현하는 장소 c.공적 기념비가 설립되는 장소

 

2. 관공서:

a.행정적 장소 b.국가적 장소 c.근대성의 전진기지로서의 장소

 

3. (역설적이게도)쇼핑몰:

a.사유화된 공공성이라는 전도의 장소(ex_AK플라자 내부 만남의 광장, 롯데백화점 지하의 분수대, 지하철과 연결되어 통로로 사용되는 신세계 백화점) b.여타 편의시설 및 오락 유흥의 장소 c.소비이데올로기가 실현되는 장소

 

4. 국립공원:

a.()-도시적 장소 b.탈세속적 장소 c.자연적 장소 d.여가 및 레져의 장소

 

5. 국립묘지:

a.죽음의 장소 b.역사 및 기억의 계쟁이 수행되는 장소

 

6. 도로 및 대중교통:

a.()-장소, b.원형적인 추상화된 장소 c.물류와 상품 순환의 혈관으로서의 장소

 

7. 인터넷:

a.정보의 손쉽고 빠른 가공 및 전파 가능 장소 b.()-장소 c.탈진실(post-truth)의 장소

 

8. SNS:

a.즉발적이고 단발적인 피드백의 장소 b.특정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의 실시간 변화 양상 관찰이 가능한 장소 c.가벼운 관계 맺기의 장소 d.가시화된 인정투쟁의 장소


 

Figure를 토대로 한 공적 발화 구상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작업 "Television Delivers People"(1973)이 보여줬듯, TV에 대한 비판은 TV 그 자체를 통해 내적으로 고찰된 후 상연될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 마찬가지로 한스 하케(HansHaacke)의 제도 비판 미술은 바로 그가 스스로 비판하는 미술제도 속에서 작동할 때 그 가장 첨예한 의미를 획득하게 되었다. 이러한 비판은 비판 대상의 논리와 현존을 기각하지 않고 수행될 수 있는 유일한 비판이다. 내재적 비판은 대상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시작하여, 대상의 계기를 보존하고 지양하는 비판이다. 따라서 SNS식 공공성에 대한 비판은 SNS의 공공성을 통해 상연되어야만 한다. 본 기획은 SNS형식에 특정적인 작업을 구상하여(몰입과 침잠이 무한히 지연되며, 반복 재생되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클립화된 스펙터클을 표현하는 강신대 작가의 작업이 부분적으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SNS상에서 다시금 상연시키는 데에 목표를 둔다. 이를 통해 작가 대략적인 구상은 다음과 같다:

 

가제: <정동 주식회사>


1.일정 기간 동안 콘텐츠를 생산할 가계정을 만든다.

2.그 계정은 나름의 의제를 다루지만 특정한 기준을 통해 체계적인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3.맥락이 없지만 화려한 말들을 생산하며,

4.매우 많은 친구를 맺고,

5.무분별할 정도의 분노를 표출한다.

6.이후 그 계정의 경과를 기록하고 해당 계정에 달린 좋아요’, ‘공유’, ‘댓글횟수 및 내용을 기록한다.

7.수집된 반응들을 재가공하여 SNS 상에 게시한다. 혹은 그 경과에 대한 보고를 SNS의 방송중개로 송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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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적 작업에 대한 구상

 


 

수용미학에 천착하는 동시대 예술의 유행 속에서 관계미학, 공동체 미술, 사회참여예술 등은 일찍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들은 모두 소통, 참여, 협업, 수평성을 논하며 관객과의 거리와 위계를 지양하려 하며, 공중-대중-주민-시민 등 불특정 집단을 향해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요청하는 것을 주된 형식으로 삼는다. 동시에 이들은 모든 관계가 호의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참여와 환대를 실체화 시킨다. 이들에게 관객의 개입은 수동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던 관객을 해방시키는 실천이자, 작업을 완성시키는 핵심 공정이 된다. 이렇듯 동시대 예술의 수용미학적 경향의 내적 논리는 개입자체에 기대고 있는바, 마찬가지로 그것이 내파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개입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본 작업은 오늘날 지배적인 관계는 상품관계이자 고용관계라는 실재론적 테제를 논증하고 방어하는 기획의 출발점으로서, 능동적인 관객성에 과도한 특권을 부여하는 지적 유행의 내적 논리를 극대화시켜보려는 시도이다. 관객 참여를 주된 형식으로 삼고 있는 동시대의 여러 작업들에 한해, 적극적인 참여로 해당 작업의 내적 논리를 가속시키는 것이 작업의 뼈대가 된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경우, 으레 실체화되곤 하는 참여능동성은 작업 외부로부터의 비판이 아닌, 작업 내적 파열로 인해 무너진다.

 

* 인터렉티브 아트로 전시를 개관한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에 들어가, 작업의 구조와 동일성을 파괴하고 작가의 의도를 전경(figure)이 아닌 배경(ground)으로 희석시킬 만큼 열심히 참여한다. 예컨대:

 

a.프로젝터 앞을 지나가면 그림자를 따라 화면상의 글들이 휘발되는 작업 앞에서 봉산탈춤을 추며 다른 관객의 참여를 방해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시도하거나,

 

b.얼굴을 비치면 옆의 화면에 관객의 얼굴이 현상하게 되는 연기가 나오는 우물 식 설치 작업에 들어가 반신욕을 하거나,

 

c.한 관객이 모래밭을 거니는 동안, 다른 관객이 초배율로 확대된 프로젝터를 통해 자신의 손을 모래밭 위로 투사하여 관객 간 놀이가 이뤄질 수 있게 한 작업에서 미친 듯이 놀며 모래를 사방으로 던져 걷어낸다거나 하는 등의 형식이 구상될 수 있다.

 

* 그 모든 개입들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작업에 대한 메타 비평적 작업으로서 본 대상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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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도에 대한 비평적 작업구상


Intro

 

척도(scale)는 대상 특성의 단위를 뜻한다. 특정한 단위로 공정된 뒤의 대상은 정량화된 정보, 자료의 형태를 띠며, 일반적인 통계학에서는 이 자료의 형태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구분을 도입한다:

 

1. 연속형 자료(등간 척도/비율 척도): 적어도 경험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자료의 유형. 수량화 할 수 있으며, 평균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2. 범주형 자료(명목 척도/순위 척도):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자료의 유형. 대상의 범주를 파악하기 위한 임의적인 명목상 단위이며, 위상 속에서 절대적인 질적 차이를 분간해낼 수 없기에 수량, 평균을 구할 수 없다.

 

이러한 구분은 자료의 가공에 사용된 척도가 무엇인지에 따라 바뀐다. 전자에 속하는 것이 섭씨온도, 거리, 무게, 시간이라면, 후자에 속하는 것은 성별, 혈액형, 국적, 직업, 거주 지역, 성적, 순위 등이다. 전자가 자연과학적이라면, 후자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이다. 이때 누군가 척도에 개입하고 싶다면 이러한 구분을 명확히 숙지해야 할 텐데, 왜냐하면 특정한 자료를 생산함에 있어 척도를 변형하거나 제안할 때, 스스로가 어떤 층위의 척도에 개입하는지를 염두에 두어야하기 때문이다. 앤드류 콜리어와 로이 바스카 등이 논증했듯, 과학은 층위를 지닌다. 그리고 각 층위는 자율적인 동시에 위계 지어져 있고 각이한 설명력과 수준들을 지닌다. , 모든 사실이 동일한 사실은 아니다.

 

작가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자연과학수준의 척도가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수준의 척도들이고, 이를 통해 구성된 사실들이다. 이 수준에서의 척도들은 가변적이며, 인간이 규정한 것이지만 일단 만들어진 뒤로는 스스로 움직이며 인간을 규정한다. 주관적인 것이 객관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그러한 전도는 이데올로기의 특징이다.

 

 

Body

 

본 작업은 인간들의 관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하고 매개하는 척도로서 작동해온 어떤 SNS체제의 수용을 가속화하기 위해 심리적 수준의 척도를 제안한다. 소비자본주의 시대에 한 개인의 정체성이 선호 상품의 목록으로 규정된다면, 다른 한편에서 포스트-인터넷 시대에 우리의 정체성은 온라인에서의 재현 여부, 그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특정한 방식, 사용자로서 인터페이스와 맺는 관계 등을 통해 규정된다. 기업에서 피고용자의 인격을 계측/전유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온 인적성 검사는 이미 SNS로의 열렬한 참여 속에서 자동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윤리적-정치적 지향, 미적 취향, 이성적 논증의 과정은 ‘like, angry, wow, love, haha, sad, share, comment, publish’의 경제로 통합되었으며, 타임라인은 세련된 모습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이하의 설문은 이러한 변화를 인정하는 제스쳐를 취하며, 외려 그 사용 양태를 인성측정의 단위로 삼을 것을 요구한다.



conclusion

<The Facebook Type Indicator, FTI_(페이스북 유형지표)>

 

 

*설문 내용에 성실히 답변해주시길 바라며, 최대한 솔직하게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한 달 동안의 기간을 기준으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1. 당신의 타임라인에는 전체공개 게시물이 더 많습니까, 친구공개 게시물이 더 많습니까?

 

전체 공개가 더 많다. 친구 공개가 더 많다. 거의 비슷하다.

(Gwan Jong-type) (Ja Pae-type) (Gi Hoei Ju Eui-type)

 

 

2. 당신의 타임라인 게시물들을 종합해봤을 때, 어떤 감정 피드백을 주로 받는 편인가요?

Like Love Wow

(In Gi Jaeng I-type) (Ae Gyo Jaeng I-type) (Mut Iaeng I- type)

Sad Angry Haha

(Sin Fa-type) (Aggro-type) (Gwang Dae-type)

 

 

3. 게시물 업로드시 평균적으로 몇 개의 Like를 받습니까?

 

10개 이하. 10-20. 20-40. 40-60

(Dalit-type) (Sudra-type) (Vaishya-type) (Kshatriya-type)

60-8080-100100개 이상

(Brahmin-type) (Brahmin-type) (Over Brahmin-type)

 

 

4-1. 1500 이상의 Like를 받았습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다.

(I Sib Ill Sae Gi Jeok Ji Do Ja-type) (Not Applicable)

 

 

4-2. 위 질문에서 번을 택한 경우에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1000번 이상의 Like를 받았습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다.

(Jae Ya Ji Do Ja-type) (Yang min-type)

 

 

5. 공개된 게시물을 기준으로 할 때, 당신의 타임라인에서 본인의 게시물과 공유한 게시물 중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내 게시물. 타인의 게시물.

(Juche-type) (Eui Jon-type)

 

 

6. 상대방의 코멘트 50% 이상에 답변을 남깁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다.

(Geun Myun Seong Sil-type) (Tae Man-type)

 

 

7. 당신의 타임라인 게시물을 종합했을 때, ‘나만 보기친구/전체 공개중 비율이 높은 것은 무엇입니까?

 

나만 보기. 친구/전체공개.

(Nol Boo-type) (Heung Boo-type)

 

 

8. 당신의 타임라인 게시물을 종합했을 때, ‘특정한 사람 혹은 친한 친구에게 공개친구/전체 공개보다 비율이 높습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다.

(Cha Byul Ju Eui Jeok-type) (Not Applicable)

 

 

9. 윤리적 쟁점이 대두되었을 때, 약자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리시는 편입니까?

 

그렇다. 그렇지 않다.

(Dong Si Dae Eui Sil Chyun Ga-type) (Fah Eun In Seong-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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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FTI 인격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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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산 님의 FTI 인격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Ja Pae-type, In Gi Jaeng I-type, Sudra-type, Yang min-type, Juche-type, Geun Myun Seong Sil-type, Nol Boo-type, Fah Eun In Seong-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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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구상:

 


 

기획배경:

오늘날처럼 작품이 특정 담론 체계에 속한 여러 저서들을 해설하듯 구성되는 때도 없다. 지식인으로서의 예술가라는 모델은 동시대 미술의 주요한 경향이 된지 오래이다. 이제 작가들은 단지 역사의 무의식적 자동기술 장치로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전달자이자 철학자로서 행위 한다. 렉쳐, 아카이브, 아티스트토크라는 미술적 실천의 주된 형식들에서부터, 공공 기금을 받기 위한 심사에서의 자기 어필에 이르는 일단의 변화들은 작업 구성에 있어 과거의 양상과는 현저히 다른 조건으로 예술가들을 유도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작업들의 깊이가 항상 균일하지는 않은데, 이는 부분적으로 미술 대학에 진학한 작가지망생들의 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기인하며, 근본적으론 그러한 예술가의 모델이 하나의 유행이자 관습이 되었다는 점에서 연원한다.

 

기획의도:

본 기획은 동시대의 미술장(art field)에서 하나의 조건이 된 지식인적 작가 체제를 거부하기보단, 그 급진성을 심화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서, 시각예술 중심의 책 소개를 통해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담론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여기선 디자인과 미술, 무용과 연극, 영화와 사운드아트 등- 범 예술의 분야에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저서 및 논문을 선별하여 주기적으로 리뷰를 작성하는 것이 주 컨텐츠가 된다.

 

기획조건:

*아티클을 주기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가 있는 이들에 한해 본 기획팀에 참여할 3~5명을 뽑되, 그 중 팀장을 1명 선출하여 리뷰의 질과 양, 방향 등을 보다 주도적으로 검토하고 권고할 수 있도록 한다(3~5명이라는 인원 제한은 편집장이 리뷰들을 검토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업무량을 고려한 숫자이다).

*주로 신간 위주로 소개하되, 저작의 출판년도보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선별한다.

*주로 범 예술과 간접적으로라도 관련을 맺는 저작들을 소개하되, 필요한 경우 예술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주제를 다루고 있을지라도 소개할 수 있다.

 

EX:

서동진 선생의 신간 󰡔동시대 이후: 시간, 경험, 이미지󰡕를 소개합니다.

 

본 저서는 동시대 미술에 관한 발본적인 비판을 시도해온 서동진의 논문들을 재편집하고 미발표 원고들을 엮은 엔솔로지이다. 여기서 그는 유행의 첨단에 있는 여러 예술적 경향들을 정밀하게 해부하여, 동시대 예술이 오늘날 인간이 기억하고 경험하는 방식에 관한 어떤 난관을 체현하고 있음을 논증한다. 그의 논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역사적 적대의 상실인데 ...(중략)...

개인이 교환원리에 근거하여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통제하고 운용하는 대신 억압적인 국가의 형상, 아버지의 형상은 약화되며, 이런 조건 속에서 금기를 그 자신의 젖줄로 삼았던 패러디는 그 가장 근본적인 단위에서부터 내파되는 것이다. 유일하게 가능한 것은 시장이 허락하는 혼성모방pastishe, 미래를 기억할 수 없는 닫힌 시간이 허락하는 혼성모방이다. 제임슨의 표현대로, “패스티시는 공허한 패러디이며, 유머감각을 상실한 패러디의 일종이다. 키치는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는 효과적인 개념이다. 바야흐로 예술의 탈이념화 내지 탈정치화의 시퀀스가 도래하고, 이런 상황에서 유일무이한 미적 경험 내지 충격과 새로움은 외려 심미화 된 상품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촘촘히 매개 된다. 예술을 삶으로 지양해내는 역사적 아방가르드의 기획은 예술이 아니라 상품의 미학화와 편재에 의해 완벽히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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