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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2016년 12월 12일 이데올로기 투쟁은 그 자체로 현실을 만드는 실제적인 투쟁이다. 우리가 언어의 외부에서 사고 할 수 없는 한, 현실은 언제나 언어를 통해 매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917년의 러시아 10월 혁명이 열어젖힌- 물질화된 사회주의 국가들의 연속적인 출현이 마르크스의 이라는 단 한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 20세기의 위대한 사회주의적 실험들이 처한 사후적인 비난으로부터의 반동으로 출현한 이런저런 수평적이고 탈 위계적이며 탈 중심적인 실천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직립보행을 위해 걸음마를 시도했던 아기가 자빠져 무릎을 다치니까- 아예 걸음마를 걷지 못하도록 발을 잘라 땅에 찰싹 붙어 수평적으로 기어다니게 한다고? 그러다 팔꿈치 뼈가.. 2017. 4. 1.
혐오의 문제설정을 돌파하고 싶다 2016, 12, 10/25에 작성된 글 El Lissitzky, New Man(1923) 1.여성은 남성과 달리 인간으로서 자신을 재현할 수 있는 자격으로부터 역사적으로 배제되고 탈락되어 왔다. 따라서 그들이 가장 쉽게 기대는 것이, 어쩌면 그 자신들의 계쟁을 조직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경유하게 되는 것이 바로 정체성일 것이다. 정체성은 근본적으로 생물학적이고 형태론적인 문제설정에 기댈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정체성은 '내용/의식'에 조응하는 기의가 아닌, '형식/육체'에 조응하는 기표의 문제다. 그런 맥락에서 논란이 되었던 DJ DOC의 '미스박'이라는 표현은, 기표 그 자체로서 충분히- 역사적으로 배제되어온 '여성'이라는 육체의 지위를 희화화 시키는 시도로 여겨질 수 있다.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 2017. 4. 1.
<삐딱하게 보기>에 관한 메모 2017년 1월 6일 실제의 대상과 원인 사이의 관계는 사후적으로는 필연성을 띠지만, 발생론적으론 전적으로 우연성에 의해 규정된다.이는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사이의 관계에도 적용시켜볼 수 있다. 칸트 식의 미적 판단과 같이 사실과 가치를 매개하는, 선험적인 단일한 논리는 현실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과 가치를 매개하는 단락점은 전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역량에 의해 우연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소여의 일반성에 대한 어떤 저항이 출현할 수 있는 근본적인 까닭은, 바로 언어적 상징체계의 내부에 기입되어 있는 우연성, 즉 기표와 기의의 느슨하고도 임의적인 관계 자체에 있다. 이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에서부터 예고된 언어학적 전회의 탐구의 산물이며, 버틀러를 비롯한 .. 2017. 4. 1.
마르크스를 위하여, 알튀세르를 잊는다는 것 2017년 2월 4일에 작성된 글 El Lissitzky, Basic Calculus(1928) ‘적대하는 평등한 세력들간의 모순적 접합’이라는 개념을 통해 마르크스주의와 신사회운동의 결합, 혹은 포스트모던의 조건 속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공간을 사유하려하는, 무페와 라클라우의 , 20세기의 사회주의적 실험들을 지탱하는 교리가 되었던 마르크스주의를 ‘역사적인 것’으로서(이미 그 시효를 다한 것으로) 규정하고 21세기의 마르크스주의 정치론을 ‘시민성’을 중심으로 사유하는 발리바르의 작업들, 혹은 헤겔식 목적론의 색체가 짙은, 종말론적인 필연성의 유물론의 자장 속에 있었던 소련 공산당의 모델들과 규범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유럽 신좌파들의 출현, 나아가 오늘날 각광 받고 있는 바디우, 랑시에르등의 사변철학적 경.. 2017.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