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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31

자본주의 구조위기의 리비도 형세: ‘암울한 세대’ 너머의 감정사를 향하여 [2024. 2. 9_ 117호(2024년 봄)에 선게재된 글. 인용은 을 참고.] 정강산 유토피아가 지평선에 보인다. 내가 두 걸음 앞으로 내디디면, 유토피아는 두 걸음 멀어진다. 내가 열 걸음 앞으로 걸어가면 유토피아는 열 걸음 앞으로 도망간다. (...) 유토피아는 우리가 걸어가는데 쓸모가 있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에서 우울, 비관, 낙담, 고립의 감상이 지배적으로 대두되는 것은 보편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이다. 마르크스식 표현을 빌리자면, 절망이라는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고 해도 좋다. 이 같은 감정사(history of emotions)는 흔히 세대(generation)의 형상에서 집약된다.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비정규.. 2024. 9. 20.
미완의 질문: 보도연맹 이후 서정시를 쓸 수 있는가? [미술중심공간 보물섬 《아카이브 오브 스피릿츠 NO.2》(2023.9.20-10.15) 전시연계 포럼 "여기에 뼈가 있다"(10.8)를 위해 작성한 글. 웹진 에 선게재됨(2023.10).] 미완의 질문: 보도연맹 이후 서정시를 쓸 수 있는가? 정강산 “인간적 욕망은 ‘긍정적’으로 주어진 실재적 객체가 아니라 다른 욕망을 지향한다는 사실에 의해서 구별된다. (...)이러한 본질적 차이를 무시해 버리면 인간적 욕망은 동물적 욕구과 유사하다.” -A. 코제브(Alexandre Kojève) 나치가 기획한 홀로코스트가 600만 명의 유대인 사망자를 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 규모와 집행체계 면에서 인류의 경악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경악은 언제나 자연발생적인 .. 2023. 11. 30.
화이트 큐브의 종언과 ‘컬러풀 홀’로의 이행: 동시대의 미술관은 무엇을 꿈꾸는가 (부산시립미술관 《과거는 자신이 줄거리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다》(2023.9.26-12.17) 전시 연계 비평프로젝트 [미술관과 그 친구들]에 선게재됨) https://www.bma.reviews/ 미술관과 그 친구들 www.bma.reviews 화이트 큐브의 종언과 ‘컬러풀 홀’로의 이행: 동시대의 미술관은 무엇을 꿈꾸는가 정강산 “관리되는 세계에 의해 완전히 주조되지 않은 사람만이 그것에 대항할 수 있다.” -T.아도르노 2022년 4월,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시 는 휴양공간으로서 미술관을 전면에 내걸었다. 전시 자체가 “예술을 즐기는 공간이자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여가를 탐문하는 공간”을 표방한 만큼 각종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핵심이었다. 전시장 내 요가, 체조, 명상, 강연 등이 이뤄지는 공간이 할.. 2023. 11. 30.
윤석열 정부의 소수자 탄압 양상 [문화과학 115호 (2023 가을, 9월) '동시대 분석'란에 선게재됨] 윤석열 정부의 소수자 탄압 양상 정강산 “이것은 하늘이 내린 계시입니다. 부총리 각하! 만약 이번 방화가 내 짐작대로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라면 우리는 이 악랄한 병균에 철퇴를 가해야 합니다!” -히틀러 “퀴어들의 파티장을 열어준 대구경찰청장은 대구시 치안 행정을 맡을 자격이 없다” -홍준표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우파 정부 하의 소수자 탄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자로, 여성으로, 타인종으로, 공산주의자로, 성소수자로, 난민으로, 이주민으로 대상을 달리하며 전개되어왔다. 여기서 소수자는 어떤 위상적 단일함에 ‘차이’와 ‘균열’을 도입하는 자로서 철학적 의미의 ‘타자’라 해도 좋다. 헤겔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은.. 2023.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