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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유물론 시대의 주체성: 헤겔과 개념화(Subjectivity in Times of (New) Materialisms: Hegel and Conceptualization") Borna Radnik(신) 유물론 시대의 주체성: 헤겔과 개념화 "Subjectivity in Times of (New) Materialisms: Hegel and Conceptualization" in 『 Subject Lessons: Hegel, Lacan, and the Future of Materialism』 대개 철학적 사색에서의 전체 진보는, 그것이 어떤 체계적이고 필연적인 진보인 한 다만 이미 개념 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의 제기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G.W.F. Hegel, Encyclopedia Logic, 88 정강산 보나 라드닉(Borna Radnik)은 존재와 사유의 불가분성을 주장한 칸트 철학에 대한 강력한 비판자로 등장한 메이야수의 주장을 소개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인간의.. 2020. 12. 20.
김세은 작가론: 제 1자연의 부재를 감내하기, 제 2자연에 머무르기 (에 선게재된 원고입니다.) 정강산 무언가 그려지고 있다는 것은 그려지는 대상이 주목되고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 주목된다는 것은 그것이 알려져야 할 것, 말해져야 할 것으로 성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이 지점에서 ‘그려진 것’은 지표로서의 역사와 필연적으로 관계한다. 달리말해, 그린다는 것은 언제나 실재를 간취하는 실천이었고, 특정한 시대를 표지해내는 흔적이었으며, 해석을 요구하는 알레고리적 행위였다. 무언가를 가시적으로 벼려내는 작업은 그와 같은 실천을 가능케 한 실재의 지평에서 적절히 맥락화 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의 지진계, 혹은 세계의 무의식적 자동기술장치로서의 회화(예술)의 존재론이 그 근거를 얻는 지평은 바로 이곳이다. 그렇다면 김세은의 작업은 오늘날의 세계를 어떻게 보존하고 있을까?.. 2020. 12. 20.
리얼리즘의 이율배반: 정동, 혹은 신체의 현재 리얼리즘의 이율배반: 정동, 혹은 신체의 현재정강산 의 1장 "The Twin Sources of Realism: The Narrative Impulse"에서 제임슨은 이야기(tale)와 소설(novel) 혹은 레씨(récit)와 로머(roman)의 서사적, 장르적 차이를 언급하며, 그것을 이야기하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의 구별, 운명과 영구적 현재의 구별을 통해 규정한다. 제임슨이 요약하는 사르트르적 의미에서, 레씨는 과거시제적인 시간이며, 완료된 사건의 시간, 이미 역사에 기입되어 어떠한 창발과 개입도 불가능한, 불가역적인 시간인 반면, 소설은 임박한 사건의 시간이자 미래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결정적인 결단의 시간이며, 그런 의미에서 열린 시간이다. 제임슨은 데카메론에 등장하는 .. 2020. 10. 11.
시간 혹은 회화: 종합(불)가능한 양극에 대하여(<뽈뽈뽈>2020.8.14-9.10, 아트스페이스휴, 전시 서문) 은 회화와 시간-운동의 관계설정이라는, 다소 고전적인 주제를 동시대의 지형 내에서 고민해보는 스케치적인 전시다. 이러한 전시의 기본 방향은 대략적으로나마 회화사를 훑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회화의 역사에서 시간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 사례는 20세기 초의 이탈리아 미래주의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래파 작가들은 도시와 기계, 산업주의적 문명의 역동성에 열광하며 자연스레 움직이는 대상들에 주목했으며, 대상의 잔상을 겹쳐 그리는 방식으로 운동성(시간성)을 표현하는 법을 탐구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뒤샹의 (1912)는 미래파의 영향 하에서 이뤄졌던 회화의 확장시도를 잘 체현하고 있다. 한편 시간성을 말소하여 평면 자체로 환원된 공간에 대한 탐구야말로 추상표현주의의 요체라 본 그린버그 식의 독해와는 반대로,.. 2020.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