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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자본주의의 곤충 분포도(2018), 장소보편적 곤충(2018) 생물 종의 이동은 세계물류(무역)시스템의 발전과정과 일치하며, 각 생물에 대한 관념 또한 당대의 사회적 관계에 의해 재구성되어왔다. 이 과정에서 자연은 언제나 역사의 자장 내에서 문화에 매개된 채 구축되지만, 주어진 객관적 사실으로 나타난다. 본 작업은 모더니티의 타자로서의 자연–곤충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며 이들이 역사의 각 단계마다 문화에 의해 굴절되어온 방식을 가늠해보고, 한국에 서식하는 특정 바퀴종과 알들을 그들이 서식하지 않는 국가로 발송하는 공정을 취한다. 이를 통해 제시되는 것은 날것의 자연과 배후지의 존재여부에 대한 질문이자 물류시스템의 효과를 가속화하는 사고실험이다. 후기자본주의의 곤충 분포도(2018), found-footages, sound, single-channel video, 17m.. 2021. 3. 31.
게오르그 루카치,“정통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역사와 계급의식>, 박정호, 조만영 역, 거름, 1986. 게오르그 루카치,“정통마르크스주의란 무엇인가?,” , 박정호, 조만영 역, 거름, 1986. 정강산 우선 제목의 단순함과 명확함에 비해, 이 텍스트에는 상당히 높은 문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이 작업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헤겔을 비롯한 독일 관념론 전통을 알아야 하고, 마르크스를 알아야 한다. 예컨대 ‘비판적 방법’이라는 말로 루카치가 의미하는 것은 칸트주의적 경향의 독일 관념론을 염두에 둔 것이며, ‘개념신화학’이라는 말로 염두에 둔 것은 개념을 신비화하는 헤겔의 관념론적 체계이다. 또한 ‘변증법’과 ‘총체성’, ‘구체성’, ‘현실성’ 등의 개념은 직접적으로 헤겔 내지 마르크스의 체계 언저리에 있는 어떤 지평을 겨냥하고 있기에, 이들에 관련된 논의에 선행된 이해가 없이는.. 2021. 2. 22.
맑스코뮤날레 혁신을 위한 비대위 2번째 모임 발제(2021년 2월 17일) 정강산 우선 당장 특정한 실정적인 조직혁신안의 단상을 짜내는 것도 어색하고, 스스로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게 맑스코뮤날레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반추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이 점이 선행되어야 보다 허심탄회하게 비대위에 모인 다른 분들과 수월하게 얘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각 잡힌 발제문보다는 맑스코뮤날레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두서없이 푸는 것으로 발제를 갈음할까 한다. 처음 맑스코뮤날레를 접한 것은 2013년 6회 대회 때였다. 학출로서 계속 운동을 이어온 부모의 영향과 서동진 선생님의 영향으로 이제 막 의식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배워가던 내게 그것은 당장에는 어떤 감흥을 자아내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한국의 진보적인 학술장의 생리와 인적 구성을 섭렵해가며, 쟁쟁한 .. 2021. 2. 17.
주체 이후의 객체: 헤겔의 균열난 존재론(Objects after Subjects: Hegel's Broken Ontology) Todd Mcgowan주체 이후의 객체: 헤겔의 균열난 존재론"Objects after Subjects: Hegel's Broken Ontology" in 『 Subject Lessons: Hegel, Lacan, and the Future of Materialism』(2020) 정강산 피히테와 갈라서기(Finishing with Fichte) 토드 맥고완은 피히테가 그의 Wissenschaftslehre의 도입부에서 제시한 철학의 아포리아, 즉 관념론(idealism)과 유물론(materialism) 사이의 필연적이고도 피할 수 없는 긴장에 관해 얘기한다. 비록 피히테는 칸트적 관념론의 편에 서 있었으나, 관념론과 유물론 둘 중 어느 쪽도 최종적으로 다른 한 편을 설득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 2020.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