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산다는 것
젊은 PD 이한빛, 그의 죽음은 그의 섬세하고 고결한 심성 때문이었을까, CJ의 열악하고 모욕적인 노동조건과 살인적인 노동량 때문이었을까, 혹은 비대해지고 정교해지며 추상적으로 된 '사회'적 관계 때문일까, 그 과정에서 관철되어 온 분업 때문일까. 이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자본축적의 무의식적인 정언명령이 위의 범주들을 이미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허나 대답이 아니라 당장의 책임을 묻고 교정할 대상을 찾으라고 한다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전체에 맞선 개별시도의 본질적인 비대칭성 앞에서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마는 것이다. 자살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사내 상담부처를 개설하고, CJ의 근무환경을 민주화 하고, 노동 시간을 축소하고, 타인에게 관심과 애정을 지니고, 생산을 통합적으로 이뤄지게..
2017.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