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위상학(가제)" 큐레이팅 노트
*큐레이팅 노트: 전례 없이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이 세계를 부유하고 있다. 인간이 근 200년간 생산한 이미지는 이 시기를 제외한 인류 전체 역사에서 생산된 이미지의 총량을 뛰어넘을 것이다. 으레 ‘짤방’이라 불리는 복제되고 창작되는 밈들에서부터 인터넷을 떠도는 클립들, 나체의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성매매업소의 카드, 형형색색의 폰트를 뽐내는 책표지들, 신문의 각종 보도 사진들, 카드 뉴스의 썸네일, 원격 쇼핑을 위해 좋은 조명에 단독으로 상품사진들, 전단지 사이즈의 영화 팸플릿들, 수없이 다양한 상호들마다 제각각의 모양을 한 간판들, 담뱃갑의 흡연경고 이미지들, 표어화된 광고 그림들(...) 이는 이미지의 풍년일까 포화일까, 혹은 이미지 생산의 다원적 조건이 마련된 것일까, 스펙터클의 심화일까...
2018. 3. 31.
갈 곳을 헤매는, 유예된 말
감히 말씀 드리자면 이 글은 내용상 미투 당사자, 미투를 둘러싼 반응, 성폭력 비판으로 일반적인 남성지배에 대한 비판을 대체하려는 경향 모두를 겨냥한 글인 거 같습니다. 부러 본 글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습니다만.. 그런 방식은 치킨게임에 그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일찍이 변절한 자유주의 정치인으로부터 운동권의 남성지배문화의 본질을 연역하셨는데, 이때 말씀하시는 '운동권'은 학생운동일까요, 노동운동일까요, 농민운동일까요, 여성주의 운동을 제외한 모든 운동일까요, 혹은 구좌파일까요, 신좌파일까요, 그게 아니라면 조직의 지역 별 성향이 각기 다른데 염두에 두신 지역이 있으신 걸까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되돌려드릴 필요가 없는 까닭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운동 일반'이 지시하는..
2018.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