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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50

"이미지의 위상학(가제)" 큐레이팅 노트 *큐레이팅 노트: 전례 없이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이 세계를 부유하고 있다. 인간이 근 200년간 생산한 이미지는 이 시기를 제외한 인류 전체 역사에서 생산된 이미지의 총량을 뛰어넘을 것이다. 으레 ‘짤방’이라 불리는 복제되고 창작되는 밈들에서부터 인터넷을 떠도는 클립들, 나체의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성매매업소의 카드, 형형색색의 폰트를 뽐내는 책표지들, 신문의 각종 보도 사진들, 카드 뉴스의 썸네일, 원격 쇼핑을 위해 좋은 조명에 단독으로 상품사진들, 전단지 사이즈의 영화 팸플릿들, 수없이 다양한 상호들마다 제각각의 모양을 한 간판들, 담뱃갑의 흡연경고 이미지들, 표어화된 광고 그림들(...) 이는 이미지의 풍년일까 포화일까, 혹은 이미지 생산의 다원적 조건이 마련된 것일까, 스펙터클의 심화일까... 2018. 3. 31.
미투(#me too)의 급진화를 가로막는 요인들 본인의 원죄의식, 기회주의적 반성을 공유하지 않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비난이 '2차 가해'라는 이름으로 정당한 윤리적 외피를 쓰는 모습을 보노라면 몇 년간 쭉 이어지는 수컷자아비판이 썩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얘기하는 것도 이젠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폭로자의 모든 주장에 고개를 주억거리고 남성됨을 반성하는 것은 PC한 도덕적 자아이상을 충족시키는 나르시시즘 이상의 것이 될 수 없으며, 관계의 윤리가 애매한 조건에 걸쳐있던 와중에 일어난 동료/연인 간 실수와, 학생을 성폭행하고 임신을 막기 위해 배를 걷어차 갈비뼈를 부서뜨린 케이스 모두를 '파렴치한 악'으로 대충 묶어 처리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실천이 아니다. 여성주의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몸을 담았던 이들은 성폭력의 쟁점에 관한한 페미니스트들이 .. 2018. 3. 19.
갈 곳을 헤매는, 유예된 말 감히 말씀 드리자면 이 글은 내용상 미투 당사자, 미투를 둘러싼 반응, 성폭력 비판으로 일반적인 남성지배에 대한 비판을 대체하려는 경향 모두를 겨냥한 글인 거 같습니다. 부러 본 글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습니다만.. 그런 방식은 치킨게임에 그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일찍이 변절한 자유주의 정치인으로부터 운동권의 남성지배문화의 본질을 연역하셨는데, 이때 말씀하시는 '운동권'은 학생운동일까요, 노동운동일까요, 농민운동일까요, 여성주의 운동을 제외한 모든 운동일까요, 혹은 구좌파일까요, 신좌파일까요, 그게 아니라면 조직의 지역 별 성향이 각기 다른데 염두에 두신 지역이 있으신 걸까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되돌려드릴 필요가 없는 까닭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운동 일반'이 지시하는.. 2018. 3. 13.
딜레마 마르크스주의가 정체성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인식론적 수준에서인가? 혹은 마르크스주의마저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은가? 혹은 마르크스주의 역시 필연적으로 정체성 정치로부터 시작해야만 하는가?+차이의 정치와 적대(모순)의 정치는 어떤 위상 관계에 놓여 있는가? 마르크스주의는 차이의 정치일 수 있는가? 혹은 자신 내부의 차이의 정치를 지양하는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는 사회학적 계층으로 환원된 '노동자'에 의한 정체성 정치의 다른 이름인가?+당시 극빈한 노동자들에 비해 풍족한 삶을 살았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발언권을 경제문제에 한해 제한할 수 있을까?+마르크스가 을 통해 자본-이윤, 토지-지대, 노동-임금을 자본의 삼위일체 정식이라 논하며 노동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을 설득하려고 했던 것은 작업장에서 노.. 2018.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