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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총장 퇴진 작업 노트 「비대위 결성후 고려사항」(2019년 8월 28일) 안녕하세요, 내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외부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여러모로 힘을 보태려 합니다. 다시 한번 내일 회의때 얘기되면 좋을 부분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서면으로나마 남겨둘게요. 1. 총학생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방편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 비록 현재 총학이 어용이라도, 비대위는 기존의 대의 기구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각 학과의 인원을 동원하기에 총학이 가장 효율적이기도하고,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당위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총학에 연락하여 비대위를 꾸릴 제안을 한 뒤에 여의치 않을 시 융합과가 단독으로 일선에 나서는 것과, 처음부터 총학을 배제하고 나서는 것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2019. 10. 6.
사운드아트에 대한 메모 1. 와 등의 주요 저서들에서 맥루한은, 시대를 독해하는 유비적 틀로서 시각공간과 청각공간의 대비를 주요한 논의의 축으로 삼는다. 그에 따르면 시각공간과 청각공간은 단지 위상학적 차이를 갖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세계관 및 시간성에 대한 인식을 동반하는 범주이다. 그것은 매체의 변천에 따른 일종의 효과에 가까운데, 예컨대 표음문자가 발명되기 전, 연대기적 시간의 흐름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을 시기의 인간은 시간과 공간이 통일된 후각적이고도 청각적인 공간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즉 시각적 공간과 청각적 공간이 분기하는 계기는 바로 ‘문자’라는 미디어이다. 청각공간 속에서 인간은 근본적으로 음성을 통해 전래되는 구전으로 세계를 감지했으며, 신화적인 시간성 내부에서 부족적인 삶의 방식을 영위했고, 통.. 2019. 5. 23.
찾았다고 생각했던 답이.. 이론은 회색이다. 나아가 이론은 수단에 불과하다. 변화하는 실재를 따라잡는 것은 결국 실천이다. 그 실천은 필연적으로 조직적 실천이다. 나는 내 나름의 잠정적 결론을 이와 같이 내려놓은채 정작 삶 속에서는 일체의 조직적 운동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어쩌면 다른 이들이 아니라 바로 내가 인지부조화에 걸려있었던 것이다. 나는 기존의 운동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더 이상 민중은 조직의 대상이 아니며 과거의 급진적 조직의 건설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말해왔다. 만약 그렇다면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마르크스주의자는 이론적 실천이라는 협소한 영역에서 아무도 듣지 않는 잠언을 읊고 있어야 하는가. 혁명적 대기주의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정체상태에 처한 객체의 조건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정.. 2019. 3. 5.
가장/냄새/대지/아무말 가장의 근심이 의미하는 것 카프카의 에 등장하는 오드라덱(Odradek)은 실체가 없는 대상이다. 가장으로 추측되는 화자의 말과 달리, 그것은 러시아어 사전에도, 독일어 사전에도, 영어 사전에도 등장하지 않는 미지의 낱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을 묘사하는 화자의 말에 의지하여 그 존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해명할 수밖에 없다. ‘그것’에 대한 화자의 심상의 나열이 본 소설의 전체내용이므로, 그 대상의 정체를 파악하길 우회할 수는 있어도 거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드라덱은 무엇인가? 그것은 ‘별 모양의 실패처럼 보이는, 여러 색깔로 한데 묶인 노끈과 연관된 것’이며, ‘한 가운데에 옆으로 뻗어 나오는 작은 봉이 달려있는 수평봉’이 붙여져 있는 무엇이다. 또한 그것은 나름대로 단정한 마감이 되어있.. 2018.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