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48 모순을 품은 사회 개념들 마르크스에게 사회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제도적 의미에서의 사회가 마르크스가 알았던 유일한 ‘사회’였으며, 그에게 사회란 단순히 상부구조로서 조명될 뿐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마르크스가 사회를 언급하기 위해 주로 사용했던 개념-‘사회적 생산관계’, ‘사회적 노동’, ‘사회적 생산력’ 등-에서 ‘사회적’이라는 형용사는 ‘gesellschaftlich’로서, ‘sozial’과는 구분된다(sozial은 ‘사회문제’, ‘사회보장’, ‘사회국가’, ‘사회주의’, ‘사회정책’등의 용례로 쓰인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에 대한 두 개의 개념이 있고, 각각 그에 대응하는 ‘사회적인 것’의 개념을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르크스와 사회적인 것- 사회적인 것의 기원 밖에 놓인 사회적인 것의 자리」(한국.. 2017. 12. 9. 장 조제프 구Jean-Joseph Goux, 3장 "화폐경제와 관념철학", <상징경제: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후Symbolic Economies: After Marx and Freud>, Cornell Univ Pr, 2000. 번역 Kasimir Severinovich Malevich, Black Circle(1923) 일러두기 *원문의 이탤릭체는 강조로 표기했다.*옮긴이 각주는 별표를 붙인 숫자로 표기했다. ex) *1*본문의 각주는 후주로 처리했다. 번역: 정강산 3장: 화폐경제와 관념철학Monetary Economy and Idealist Philosophy , Cornell Univ Pr, 2000. 번역문일견 상품은 쉽게 이해되는 평범한 종류의 물건처럼 보인다. 허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이상학적 교묘함과 신학적인 재치로 가득한 기묘한 물건임을 알게 된다.마르크스, 대체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구성은, 다양한 행위영역들에 일반적인, 특정한 지배적 상징화양식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착상으로부터, 물질적 토대와 상부구조 사이.. 2017. 7. 20. 부정을 위해 객체를 파악하기: 유토피아의 이론가로서의 아도르노 Kasimir malevich, suprematismo dinamico(1915)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 이후,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수많은 이들이 앞 다퉈 근대성을 비판하며 헤겔을 죽은 개 취급했다. 그의 철학은 단선적인 역사 진보에 대한 목적론적 관념론으로 낙인이 찍혔으며, 폭력적인 이원론적 변증법을 통해 차이를 말살하는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여겨졌고, 근대의 과정을 비극적인 재앙으로 점철시킨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헤겔을 돌파했다고 설레발을 치는 갖은 담론적 흐름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음을, 혹은 없어져야 함을 역설하는 여러 논의들을 마주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허나 적어도 개념을 통해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고자 .. 2017. 6. 23. 재난, 재앙, 파국, 천재지변, 폐허의 심상들: 종말에서 시작되는 페미니즘?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The Shipwreck(1805) 2010년대 이후 한국 담론장에서 유행처럼 번져온 키워드는 바로 재난, 재앙, 파국, 천재지변, 폐허 등으로 이어지는 종말론적 사건들을 암시하는 심상들이다. 어쩌면 이러한 상황은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 자유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영구적 승리를 선언한 이후로 예고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는 다른 세계, 다른 질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표지하는 일말의 가능성이 비치지 않을 때, 가능한 것으로 현상하는 정치는 단독적이고 일회적이며 반성 불가능한, 은총처럼 개시되는 사건의 정치학, 혹은 메시아주의이고, 그 반대급부에서 나타나는 것은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상들에 거리를 두면서도 이와 관련된 유비들을.. 2017. 6. 18.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다음